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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편집부
  사진. 하추리 산촌마을

천천히 흘러가는 산촌의 하루

하추리 산촌마을

싱그러운 자연을 찾아, 농촌의 정겨움을 찾아 더 깊이 더 멀리 떠나는 사람들. 하루하루 쫓기듯 살며 마음의 여유를 잃었다면 시곗바늘이 느리게 돌아가는 강원도 인제로 촌캉스를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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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한 가래나무 그늘이 땀을 식혀주는 마을 하추리

강원도 인제읍. 소양강에서 뻗어 나온 작은 물줄기를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다 보면 작은 산촌 하나가 나타난다. 옛날부터 가래나무가 무성했던 가리산 아래에 자리 잡은 마을, ‘하추리아래 下, 가래나무 楸, 마을 里’다.
하추리는 오래전 화전민들이 일궈 낸 산골 마을로 깊고 맑은 계곡, 울창한 숲과 함께 전통 화전민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마을의 주된 작물은 들깨와 조, 수수 등 잡곡이다. 과거에는 산세가 험해 화전에 잡곡 농사를 짓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현재는 지역의 특색을 살려 ‘도리깨 잡곡’이라는 농작물 브랜드를 만들고 ‘도리깨 축제’를 운영하는 등 지속가능한 마을로서 성장해 나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되어 ‘하추리 산촌학교’, ‘혼자 하는 산촌 여행’ 등 하추리만의 색다른 산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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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싶다면?
하추리 산촌학교

마을 중심에 있는 ‘하추리 산촌학교’는 대표적인 체험형 숙박시설이다. 오랫동안 주민들의 배움터였던 하추분교가 리모델링 되어, 지난 2020년 ‘하추리 산촌학교’가 문을 열었다. 하추분교가 하추리 주민들에게 세상으로 향하는 길을 알려 주었다면, 하추리 산촌학교는 도시민들에게 산촌 생활의 안온한 행복을 알려 주고 있다.
하추리 산촌학교에는 2인실부터 단체실까지 다양한 방이 마련되어 있고, 공용주방과 샤워실, 체험실 등도 잘 갖춰져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 하룻밤 머물며 산촌생활에 녹아들기 안성맞춤이다. 직접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가마솥으로 밥을 지어 먹는 장작불 가마솥 밥 짓기 체험을 비롯해 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황토 염색, 목공예, 우드코스터 만들기 등 다양하고 색다른 산촌 체험이 우리를 반긴다. 자연 환경 해설사가 동행하는 하추자연휴양림 생태탐방과 자작나무숲 이야기 탐방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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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귀를 산책해도 좋고, 카페 하추리에 앉아 하루 종일 생각에 잠겨도 좋다.
조용히, 천천히 산촌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내가 잃었던 나와 마주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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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오히려 좋아!
계절따라 흘러가는 산촌 여행

하추리 산촌학교가 가족이나 단체 방문객을 위해 마련되었다면, ‘혼자하는 산촌여행’은 1인 여행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자발적 고립, 나를 찾아 떠나는 하추리 산촌여행’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사계절에 맞게 구성된 테마 여행은 계절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일정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봄에는 산나물을 직접 채취해 보고 여름에는 맑은 계곡에 발을 담그고 참방참방 물장구도 쳐본다. 가을에는 단풍길을 따라 트래킹을 떠나는가 하면 겨울에는 타닥타닥 타오르는 장작불을 바라보며 깊어지는 겨울밤에 몸을 맡기곤 한다. 하지만 혼자 하는 산촌 여행의 백미는 역시 자작나무 숲 트래킹이다. 하늘 높이 쭉 뻗은 자작나무들 사이를 거닐다 보면 마음 속 안개가 걷히고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 하다.
이뿐만 아니라 칡덩쿨 리스, 우드 버닝 티 코스터 만들기 같은 공작 프로그램이나 캠프파이어와 영화 감상도 때에 따라 진행된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지만 모든 프로그램의 참여는 자율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마을 어귀를 조용히 산책해도 좋고, 카페 하추리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하루 종일 생각에 잠겨도 좋다. 청정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쏟아질 것 같은 별을 감상하는 것 또한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그렇게 조용히, 천천히 산촌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숨 가쁘게 뛰던 심장이 진정되고 정신없이 돌아가던 머리도 제 속도를 찾아가며 내가 잃었던 나와 마주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그 어떤 강요도, 방해도 없이 나를 마주하게 해주는 것. 그게 바로 진정한 촌캉스의 매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