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2025년 4월 15일 ~ 7월 27일
장소 국립농업박물관 전시동 중앙홀
전시를 통해 소개하는 우리 마을 이야기
6개 마을 중에서도 송정그림책마을과 삼돌이마을은 이번 테마전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10여 년 전 영월에 들어와 귀촌인 마을을
만드는 데 힘쓰고, ‘삼돌이 마을*’이라는 이름까지 지은 일명 ‘굴러온 돌’ 안충선 이장은 농촌의
색다른 모습을 알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처음 참여를 제안 받았을 때 국립농업박물관이면 아이들을
비롯해 방문객들이 굉장히 많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런 곳에서
삼돌이마을의 다양한 모습을 전시하면 관람객들이 농촌에 대해
많은 걸 느끼겠구나 싶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농생꿀팁〉을 둘러본 관람객들은 농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즐거워했다. 예비 귀농
귀촌인들을 위한 ‘삼돌이학교’와 아이들 공동체 ‘구름아이들’처럼
귀촌인의 정착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관람객들에게 귀촌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었다.
* 삼돌이 마을의 ‘삼돌’은 박힌
돌(원주민), 굴러온 돌(귀농·귀촌인), 굴러올 돌(예비
귀농·귀촌인)이다.
어르신들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 출판으로
유명한 송정그림책마을은 지속 가능한 농촌 마을의 모델로서
대한민국농업박람회를 비롯해 여러 박람회와 전시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박시향 사무장은 이러한 활동이 외부에 마을을 알리는 데
보탬이 되고, 도시민과 마을 사람들을 이어 주는 가교가 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전시나 매체에 마을이 소개되면 확실히 마을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늘어나는 편이에요. ‘부여에 이런 데가 있다고 해서 얘기
듣고 왔어요’라는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책뿐만 아니라 원화를 함께 선보여 더욱
눈길을 끈다. 이선정 사무장은 어르신들의 원화가 걸려 있는 전시장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저희는 항상 완성된 책을 전시하고 원화는 외부에 잘 보내지
않았어요. 원화를 선보이는 건 이번이 3년 만인데, 가끔 이런
전시를 통해 대중과 만나는 것도 좋네요.”

우리가 몰랐던 농촌의 발견
빨간 벽돌로 쌓아 올린 시골의 버스 정류장, 빗물이 또르르 흘러내릴
듯한 슬레이트 지붕 등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로 가득 채워진
농생꿀팁 전시장은 지나가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든다. 전시를
관람하던 박시향 사무장은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며 추억에 젖어
들었다.
“요즘은 ‘할머니 집’도 도시라서, 시골의 정취를 느낄 기회가
부족한 것 같아요. 저희 마을은 다 옛날 집 그대로고, 할머니들이
운영하시는 찻집도 외할머니 집 같은 푸근함이 있어요. 전시를
보며 시골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셨다면, 농촌 마을에도 한 번
찾아가 시골 감성을 직접 느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칠곡마을 할머니들의 글씨체로 만들어진 시 구절 스탬프와 마을
어르신들이 전해 주는 인생꿀팁 자판기도 인기다. 이선정 사무장은
흥미로운 전시 콘텐츠와 독창적인 마을 이야기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고 눈을 빛냈다.
“참여한 마을이 모두 개성 있고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도시와
달리 농촌은 어떤 개발 논리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 아니잖아요. 한
사람 한 사람 다르듯이 농촌 마을도 저마다의 자연스러운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분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시대가 변해가면서 농촌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문화,
공동체, 전통 등 우리 마을만의 가치를 찾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중이다. 안충선 이장은 박힌 돌과 굴러온 돌이 어우러져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면 새로운 돌이 굴러올 거라 믿는다.
“우리가 농촌에 살고 있으니 농촌의 현실과 농農에
대해서 알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교육을 많이 하고
있고요. 관람객들이 농촌이라고 모두 낙후된 것이 아니라
문화복지가 이렇게 잘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가시길
바랍니다.”
내가 생각하는 농생꿀팁은 ○○○다!

도시는 모든 것이 풍족하지만 우리의 삶에 이로운 것이 그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농촌의 자연경관이나 환경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요?

공동체 생활의 기본은 ‘먼저 주는 것’이에요. 어른들이 제게 먼저 주셨기 때문에 저도 다시 돌려드릴 수 있었어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먼저’라는 걸 깨닫는 게 가장 큰 팁인 것 같아요.

농촌에서 살며 정신적 여유를 많이 갖게 됐어요. 마을 사람들이나 방문객들이 모두 온화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니 힘든 게 없거든요. 저도 스스로 여유와 해방감을 주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