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박물관 소식 NAMUK MAGAZINE 2023 + NO. 4 농업박물관 소식 NAMUK MAGAZINE 2023 + NO.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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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여는 사람들

‘내일을 여는 사람들’은 농업 및 박물관 종사자, 관람객 등을 인터뷰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애쓰는 모두가 내일을 여는 사람이라는 의의를 보여줍니다.

국립농업박물관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

농업경영팀 매니저

글. 편집실 사진. 봉재석

국립농업박물관에 정적인 유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 박물관에서는 매일 무언가 새롭게 커간다. 야외 체험장, 식물원, 수직농장 등에서 수많은 농작물을 키우는 이유는 ‘농업박물관’이라는 특수성에 맞게 더 많은 볼거리와 농업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박물관을 한층 생동감 넘치게 하는 농업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농업경영팀의 주 업무다. 야외 체험장과 조경 파트를 맡고 있는 3인의 매니저를 만나 박물관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성껏 키운 농작물을 관람객과 나누는 특별한 경험

농부가 그러하듯 농업경영팀 매니저들의 하루도 이르게 시작한다. 날이 무더운 시기에는 오전 7시 30분까지 박물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예찰 활동을 한다. 각 장소의 농작물이 밤새 잘 자랐는지 살피는 일은 작물 관리의 기본이다.

“작물의 생육 상태는 괜찮은지 혹시나 해충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매일 파악해야 하죠. 그러면서 물을 주는 관수 작업, 잡초 뽑는 제초 작업도 하고 고사한 나뭇가지를 깔끔하게 정리해요. 살아 있는 생물이라서 더 세심한 관심과 손길이 필요하거든요. 농업경영팀 일과의 시작이자 농작물에 매우 중요한 작업이죠.”

박물관에서는 소중하게 키운 농작물을 활용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세 매니저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모내기 체험과 감자 캐기를 꼽았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수확한 감자가 포슬포슬하고 정말 맛이 좋았어요. 다른 직원분들께도 조금씩 나눠 드렸는데 맛있게 먹었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거든요. 무엇보다 참가 학생들과 함께 직접 캐낸 감자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만들었는데 그게 오래 기억에 남아요. 같이 오신 학부모님도 좋아하셨고요.”

모내기 체험 행사는 ‘잔칫집 분위기 같았다’라고 표현할 만큼 재미있었다. 미끄덩한 논의 감촉을 불편해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갈수록 적응하는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고 덧붙였다.

생생한 배움과 체험으로 박물관을 채우는 농업경영팀

물, 토양 그리고 해는 농작물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지만, 사람에게 한낮의 태양은 견디기 힘든 환경이다. 대부분 업무를 야외에서 진행하는 농업경영팀 매니저들에게 찌는 듯한 더위는 가장 큰 고충이 될 수밖에 없다.

“할 일이 부쩍 많아지는 시기다 보니 체력적인 어려움도 크지만 키우고 있는 작물에 병충해가 생기는 것 역시 더위만큼이나 저희를 힘들게 하는 부분이죠. 반대로 손톱만 한 씨앗에서부터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농작물을 볼 때는 큰 보람을 느껴요. 특히 꽃들은 그 색깔도 다양하고 참 예쁘거든요.”

이들이 이른 새벽부터 출근해서 쉼 없이 농작물을 살피고 돌보면서 병충해, 더위, 추위와 싸우는 이유는 한껏 기대감을 품고 찾아오는 관람객 때문이다. 농업경영팀의 바람은 하나같다. 박물관을 방문하는 누구에게든 농업에 대해 더 많이 알려주고 싶다는 것.

“요즘 아이들은 벼를 ‘쌀 나무’라고 할 정도로 농촌이나 농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잖아요. 이곳 농업박물관에 와서 다양한 작물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농업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체험 교육이죠. 그리고 어른들께는 예전의 추억과 향수를 되살려 드렸으면 좋겠고요.”

국립농업박물관이 가진 빛나는 가치는, 과거의 유물과 더불어 살아 숨 쉬는 농작물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국립농업박물관은 생생한 배움과 생동감 넘치는 체험의 기회로 가득하며, 매니저들의 정성이 깃든 야외 농작물은 박물관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내가 가장 아끼는 작물은 ◯◯◯이다!

사진

고유석 매니저

내가 가장 아끼는 작물은 다!

여기에 자라는 작물 중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지만 그중에서는 다랑이논에서 키우는 ‘벼’입니다. 벼의 생육기간이 길다 보니까 박물관 야외 체험장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고 아이들에게 벼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큽니다.

사진

김희정 매니저

내가 가장 아끼는 작물은 목화다!

얼마 전부터 황토마당에서 키우기 시작한 ‘목화’입니다. 목화로 면을 만들기 때문에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이 있어서 더 마음이 갑니다. 이제는 주변에서 잘 볼 수 없는 작물이라서 목화를 잘 키워 예쁜 꽃과 솜을 관람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최진우 매니저

내가 가장 아끼는 작물은 제비콩이다!

덩굴 식물을 수직으로 자라게 하는 ‘그린커튼’이라는 시설물이 있어요. 요즘 제비콩이라는 작물로 그린커튼을 만드는데요, 작물이 잘 올라가도록 덩굴 유도 작업을 해줘야 해요. 손이 많이 가는데 그만큼 자주 만지다 보니깐 애착이 가더라고요. 초록초록하게 자라는 걸 보면 힐링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