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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박물관 소식 NAMUK MAGAZINE 2024 봄호  NO.6 농업박물관 소식 NAMUK MAGAZINE 2024 봄호 NO.6

웹진 본문

문화가있는풍경

농촌과 청년, 들락날락 협업하며

문화 예술을 꽃피우다

글·사진 제공. 전하연(들락날락협동조합 대표)

들락날락협동조합은 ‘지역에 함께 살면서 하고 싶은 일로 자립하고자 하는 충남 금산의 청년 공동체’다. 이들의 활동은 박물관에서 진행했던 <농촌, 예술에 물들다> 포럼에서 공유된 바 있다. 청년이 주체가 되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밥벌이하고, 지역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며 주민들과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간다.

장수풍뎅이
물자라

지역 사회 청년의 자립을 위하여

2015년에 처음 커뮤니티 형태로 출발한 들락날락은 청년과 청소년들이 지역 사회에서 자기답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배움’, ‘주거’, ‘네트워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 청년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상상해 보고 자립을 위해 필요한 배움터를 직접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되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주거 공간 모델을 지역에 제시했다. 지역 사회 또한 함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기획하며, 사소한 일상을 나누거나 취미생활을 즐기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느슨하고 지속적인 네트워킹 그룹들을 발굴했다. 우리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은 전문가와 행정의 도움을 받아 정책을 만들고 지원을 얻었다. 셰어하우스와 청년 창업팀 등 다양한 활동에 힘입어 귀촌하는 청년들의 수가 차츰 늘어났다. 2018년부터는 금산군청 인구정책팀에서 청년들을 전담 지원하면서 들락날락에게 탄탄한 지원군이 생겼다.
이제 들락날락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음 키워드를 고민해야 했다. 바로 ‘밥벌이’ 문제다. 자신의 재능이 경제적인 자립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제 구조는 결국 청년들이 지역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들락날락은 청년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자립할 수 있으려면 단순한 도전과 실험으로는 지속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자연스럽게 청년 협동조합을 떠올리게 되었다.

2019년 금빛시장 월장

2019년 금빛시장 월장

권나무 북스테이

권나무 북스테이

우리를 위한 커뮤니티에서 모두를 위한 협동조합으로

우리의 고민은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조금 유연한 방법으로 적당히 벌고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협동조합의 활동을 통해 정책으로 해결되지 않는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와 살 자리,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지원하며 만들어가고자 했다.
들락날락협동조합은 2019년, 법인단체로 성장하면서 정말 많은 지역 주민과 중간 지원조직, 행정, 전문가에게 여러 도움을 받았다. 지방 도시는 대도시와 같은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과 사람과 문화와 자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연대해 의지하고 도움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역과 주민들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면 일거리와 일자리가 자연스럽게 따라 들어오거나 주변에서 좋은 정보와 사업들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도움을 통해 협동조합이 설립되던 해에 바로 전통시장에서 ‘금빛시장 월장’ 행사를 기획할 기회가 생겼다. 이 행사를 계기로 들락날락 청년들에게는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지역 파트너들이 많아졌다.

여성 작가 SF 읽기

여성 작가 SF 읽기

2019년 금빛시장 월장

2019년 금빛시장 월장

지역과 상생하는 느슨한 연대

청년문화예술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처럼 문화예술 기반의 기획과 활동이 들락날락의 주 사업이다. 처음은 우리들의 지역 생활을 위해 시작했지만, 점차 내 주변과 지역을 위한 활동이 되어갔다. 청년들이 즐기는 문화적 요소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필요한 것이어서 동네 책방, 칵테일 펍, 카페, 게스트하우스, 주민 소모임, 마을기업 문화 체험 프로그램, 북스테이 등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문화를 만들고 콘텐츠를 즐기는 기회가 많아졌다. 또한 청년들이 자신들의 꿈과 재능으로 일을 만들어가다 보니 사업을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다. 함께하는 주민들 또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으며 참여할 수 있었다. 들락날락협동조합은 지역 주민들과 느슨한 관계를 맺으며 여러 활동을 통해 연결되고 있다. 들락날락 청년들은 공동체적인 가치와 생태적 지향 등 각자 삶의 가치가 명확하다. 그 가치들을 지역에서 실현하는 방향으로 사업과 일을 만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소모하는 비즈니스적인 관계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돌보고 의지하는 관계 속에서 일이 진행된다.
건강한 공동체성을 일구고 만들어가는 데에는 대도시보다는 관계 지향적으로 움직이는 지역에서의 활동이 좀 더 유리하고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연결감의 회복을 통해 들락날락은 지금까지 금산에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

두루미책방 네트워크 파티

두루미책방 네트워크 파티

비건 김장 워크숍

비건 김장 워크숍

지역 소멸과 청년 자립,
우리 함께 해결해요

코로나 이후에는 읍내 활동 비중을 줄이고 남이면에 위치한 마을로 들어와 책방과 카페를 운영하면서 마을 스테이, 북토크, 술 만들기 체험, 인문학 프로그램 등 주민들과 협업해 마을 기반의 사업들을 펼쳤다. 앞으로는 읍 거점에 중심을 두며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어 청년과 청년이, 청년과 지역이 연결될 수 있는 구심점이자 플랫폼 역할을 좀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의 사업을 통해 주변 골목 상권을 살리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며 문화적 수준을 높이는 일을 펼치고자 한다. 금산은 인구 소멸과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소멸 위험 지역이다. 젊은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도시로 떠나가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당연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설령 유입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삶에 대한 보장 없이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삶을 일궈 나가기 쉽지 않다. 청년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삶의 보장과 정책,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들락날락 청년들은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곳에 자리매김하고 지역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 그리고 정부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청년들 스스로 지역 사회의 문제를 비롯한 청년 문제를 함께 직면하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결하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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